숨이 찰 정도로만! 슬로우 러닝이 뇌, 관절, 체지방 감소에 주는 이점
최근 인터넷을 통해 슬로우 러닝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공원이나 길거리에서도 매우 느린 속도로 뛰는 것도 아니고, 걷는 것도 아닌 듯한 기묘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흔히 보입니다. 제자리뛰기나 다름없어 보이는 이것은 '슬로우 러닝', 또는 '슬로우 조깅' 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운동법의 한 종류로서, 조깅이나 빨리 걷기의 단점을 배제하고 장점만을 취하고자 고안된 운동입니다. 그러나 속도가 매우 느려 일반적인 걸음걸이 속도보다도 느리고, 심지어 어린아이가 걷는 속도보다도 느리게 뛰기에 답답하기 그지없는 슬로우 러닝, 빨리빨리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의 성미에는 언뜻 맞지 않는 것 같은 이 운동법으로 과연 제대로 운동 효과를 볼 수는 있는 걸까요?
중고강도의 심박수 유지를 통한 유산소 자극
기껏해야 빠르게 걷는 속도 정도도 되지 않는 슬로우 러닝은 놀랍게도 심박수를 중강도(최소 분당 150 이상) 수준으로 유지해 줍니다. 심박수가 중강도 이상으로 유지되면 자연스럽게 숨이 차서 폐활량이 늘어나고, 피 속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며, 유산소 기반의 에너지 생성이 활발해집니다.
부드러운 동작으로 인한 관절 보호
슬로우 러닝은 속도는 느리지만 강도는 충분합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일반적인 조깅이나 빠르게 걷기에 비해 무릎과 발목 등 관절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여준다는 것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부상 위험 없이 지속적으로 평생 즐길 수 있는 운동 습관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생각보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지방 산화와 체중 감량
우리 몸에 저장되어 있는 체지방은 주로 중성지방(Triglyceride)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우리 몸의 지방 세포는 저장해 두었던 에너지를 내보내기 위해 유리지방산(Free Fatty Acid, FFA)의 형태로 혈액에 방출됩니다. 이 과정에서 유리지방산은 근육 세포로 운반되어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O)와 반응해 산화 대사를 거치며 ATP(아데노신삼인산)을 생성하는 동시에 부산물로 이산화탄소(CO₂)와 물(H₂O)을 생성합니다. 예를 들어 체지방 10kg이 감소할 경우, 약 8.4kg의 이산화탄소가 호흡을 통해 배출되고 나머지는 1.6kg는 수분으로 배출됩니다. 말 그대로 뱃살이 불타올라 에너지를 생산한 뒤 땀과 소변, 특히 내쉬는 호흡에 섞여 공기중으로 내뿜어지는 것입니다.
이처럼 지방 연소는 다량의 산소를 장시간 필요로 하는 대사 과정입니다. 안정된 호흡량을 유지하며 풍부하고 원활하게 산소를 공급할 수 있어야 체지방이 효율적으로 분해되고, 체중 감량에도 훨씬 도움이 됩니다. 거의 제자리뛰기나 다름이 없는 슬로우 조깅은 높은 심박수를 유지하는 것 외에도, 깊은 호흡을 꾸준히 유지하게 함으로써 지방 산화를 위한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 줍니다.
체내에서 이루어지는 세포 수준의 변화
슬로우 러닝은 풍부한 호흡량에 비해 근육 세포 내에서 산소를 크게 소모하지 않는 운동 방법이기 때문에 산소 포화도를 극적으로 높이고, 미토콘드리아의 밀도 증가를 촉진해 세포 내 에너지 생성 효율을 높여줍니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고 혈압을 낮추며, 장기적으로 심혈관 건강 및 대사 건강을 개선해줍니다.
신체 회복과 정신 건강
이러한 특성들 덕분에 슬로우 러닝은 몸 말단부에 이르기까지 신체 곳곳의 회복 속도를 높여주며, 피로와 부상 위험을 줄이고 정신적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완화합니다. 가족, 친구와 함께 달릴 경우 사회적 안정감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덤입니다.
혹시나 누군가 함께 운동을 하고는 싶지만 뛰기는 싫어한다? 그냥 옆에서 걷기만 하면 됩니다. 오히려 옆에서 일반적인 속도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욱 좋습니다. 동행자가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 자칫 빨라지기 쉬운 속도를 조절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파트너와 함께 일정 시간마다, 일정 구간마다 번갈아가며 서로 페이스 메이킹을 해주는 것도 운동 루틴 선정에 있어서 즐거운 선택입니다.
뇌와 신경계에 미치는 효과
세포 내 산소 포화도를 높여주는 유산소 운동은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뇌유래신경영양인자, 腦由來神經榮養因子) 분비를 활성화 합니다. BDNF는 뇌 기능, 특히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서 신경 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하여 인지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또한 혈액 내 활발한 산소 이동은 뇌의 노폐물을 원활하게 제거하며, 뇌 구조를 젊게 만듭니다. 슬로우 러닝 과정에서는 이러한 뇌내 유익 효과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심박수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덕분에 집중력 향상과 정서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슬로우 러닝을 시작하는 방법
- 심박수 체크 : 최대심박수의 60~75%, 분당 약 150박 전후로 유지. 스마트 워치 등으로 체크하면 더욱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 천천히 시작 : 10~15분 정도로 가볍게 시작 후 30~45분까지 점차 늘리기.
- 정기적 실천 : 하루 30분, 주 5일 이상, 매일 식후 30분~1시간 이후에 1회 이상 실시합니다. 물론 희망사항입니다.
- 스트레칭 병행 : 운동 전후 스트레칭을 꼭 합니다. 근 피로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젖산 생성이 그다지 많지 않아 근육통은 발생하지 않지만, 충분한 스트레칭은 자잘한 부상 위험을 줄여주고 운동 효율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에 꼭 시행하도록 합니다.
슬로우 러닝의 효능 간략 정리
항목 | 효능 |
---|---|
심박수 유지 | 유산소 자극, 뇌·심혈관 건강 개선 |
관절 보호 | 부상 위험 감소, 관절 부담 최소화 |
지방 산화 | 체지방 연소, 체중 감소 효과 |
세포 기능 향상 | 미토콘드리아 증가, 대사 건강 개선 |
회복·정신 건강 | 스트레스 완화, 회복력 증가 |
뇌 기능 증진 | BDNF 활성화, 노폐물 제거, 뇌 명료도 향상 |
삶을 바꾸는 작은 실천, 새롭게 등장한 운동 패러다임, 슬로우 러닝
슬로우 러닝은 언뜻 답답하게 보일 정도로 천천히 달리지만, 매우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최근 운동 생리 과학계에서는 심박수가 약간 높은 상태로 일정하게 유지되어야만 체중 감량과 근력 향상, 심혈관 강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슬로우 러닝을 이를 넘어 관절 보호, 지방 산화, 뇌와 몸의 건강까지 이루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운동법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깊은 호흡과 편안한 속도로 30분, 그리 힘들이지 않고, 그리 고통스럽지 않으면서도 상쾌하고 기분좋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슬로우 러닝으로 몸과 마음을 가뿐하게 개조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