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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시간 동안 단식을 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현대인의 입장에서 4일 이상 음식을 끊는다는 것은 극한의 도전처럼 보이지만, 사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단식은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 중 하나였습니다. 단식은 어떤 원리로 우리의 건강을 개선해 주는 것일까요?

100시간 동안 단식을 하면 우리 몸은 어떻게 될까?

가끔 단기적으로 이루어지는 단식이 건강에 매우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이지만, 구체적으로 단식이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상세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다음은 100시간 동안 단식을 시행했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100시간 단식, 인체의 숨겨진 재생 프로그램

100시간 동안 음식을 전혀 먹지 않고 단식한다는 것은 단순히 '굶는다'는 개념을 넘어, 인간의 몸이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가 회복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과정입니다.
매일같이 일일 3식을 꾸준히 섭취하고 있는 현대인의 입장에서 4일 이상 음식 섭취를 끊는다는 것은 마치 극한의 도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인류의 역사에서 단기간의 단식은 자연스러운 생존 전략이었습니다.

고대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사냥에 실패하거나 기후 변화로 먹을 것이 부족한 시기가 반드시 있었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몸은 "먹을 때는 저장하고, 못 먹을 때는 재생한다"는 원리를 기반으로 먹거리가 부족한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했습니다.
오히려 하루 세 끼를 먹는 규칙적인 식사 쪽이 질소 비료 발명 이후의 풍부한 농경 발전과 산업화 시대 이후에나 등장한, 상대적으로 '최근에 급격하게 변화한 식습관'에 해당합니다.

만약 사람이 단식을 지속하면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100시간의 단식 기간 동안 인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되는지 단계별로 살펴보겠습니다.

🔹 0~14시간 : 인슐린 하락과 소화기의 휴식

단식 시작 직후, 혈당은 서서히 내려가고 인슐린 분비도 감소합니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역할 외에도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인슐린이 떨어지면 몸은 지방을 조금씩 에너지원으로 동원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위와 장은 비워지면서 본격적으로 휴식에 들어갑니다. 흥미롭게도 이 과정에서 위산 분비와 장 연동 운동도 줄어들어, 소화기관이 마치 "정비 모드"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 인류학자들은 "공복 상태에서 오히려 집중력이 올라가는 것은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합니다. 배가 고플수록 뇌가 더 예민해져야 먹이를 사냥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소량의 케톤체가 생성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는 집중력과 각성도가 올라가는 현상이 보고됩니다.

🔹 16~24시간 : 자가포식(Autophagy)의 시작

16시간을 지나면서 세포 청소 시스템인 자가포식(Autophagy, 오토파지)이 본격적으로 작동합니다.
오토파지는 세포 내부의 오래된 단백질이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하고, 이를 다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과정입니다.

2016년,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박사가 이 자가포식의 메커니즘을 규명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을 만큼, 오토파지는 현대 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꼽힙니다.

인체 내 자가포식의 매커니즘을 규명하여 노벨 생리 의학상을 수상한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

이 단계에서 우리 몸은 단순히 굶주림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노폐물을 처리하고 새 생명을 준비하는 정화 작업을 시작합니다.
특히 암 발생 위험 감소, 노화 억제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24시간이 되면 장 줄기세포가 재활성화되어 장 점막을 복구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현대인에게 흔한 장 누수 증후군(Leaky gut), 장 염증, 면역 과민 반응 등의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 36시간 : 지방 연소와 케톤체의 본격적 상승

36시간이 지나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거의 소진되고, 본격적으로 지방 연소가 시작됩니다.
이 과정에서 간은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를 생성합니다.

케톤체는 뇌의 또 다른 에너지원으로, 포도당보다 더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신경세포를 보호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두뇌가 맑아지고 명료해진다"는 느낌을 경험합니다.

🧠 케톤체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환자들의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잠재적 치료제 역할도 합니다.
일부 임상 연구에서는 체내 케톤 생성이 뇌세포 염증을 줄이고 신경전달을 개선한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 48시간 : 도파민 수용체의 리셋

단식 2일째가 되면 뇌의 보상 시스템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도파민 수용체, D2 수용체의 민감도가 회복되면서 일종의 "정신적 초기화"가 일어납니다.

흑질선상체경로 Nigrostriatal pathway 흑질체에서 기시하여 미상핵과 피각 등 선조체로 갑니다. 흑질선상체경로 Substantia nigra 이는 운동 뿐만 아니라 기분조절에도 관계됩니다. 파킨슨, 항정신병 약물의 추체외로계 증상, 틱증상 등은 여기서의 도파민의 감소 내지는 D2 수용체의 장애 때문입니다

도파민은 기쁨과 동기부여를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이지만, 스마트폰 알림, SNS, 고당분 간식 등 현대인의 생활은 도파민을 과도하게 소모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아야만 정신적으로 만족할 수 있게 되는 도파민 저항성이 생깁니다.

단식은 이러한 과부하를 차단하고, 뇌가 다시 작은 즐거움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게 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마음이 차분해지고, 명상이나 자기 성찰이 잘 되는 경험을 보고합니다.

🔹 72시간 : 면역 체계의 재부팅

3일간의 단식은 면역 체계에 극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
USC 발터 롱고 박사 연구팀은 72시간 단식이 줄기세포를 자극해 새로운 백혈구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낡고 비효율적인 면역세포들이 제거되고, 신생 면역세포들이 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즉, 면역 시스템이 "포맷 후 재설치"되는 셈입니다.

SBS스페셜 SBS 발터 롱고 USC 장수학연구소 소장 단식 모방 식단을 하면 인체 내 장기들이 재생됩니다

🧬 3일간의 단식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의학적 변화는?

  • 자가면역질환(루푸스, 류머티즘 등)의 증상 완화
  • 감염에 대한 저항력 강화
  • 항암 치료 부작용(백혈구 감소증) 완화 효과

🔹 100시간 : 줄기세포의 폭발적 활성화

마지막으로 100시간에 도달하면 줄기세포가 폭발적으로 생성되기 시작합니다.
줄기세포는 모든 조직과 장기의 재생을 담당하는 핵심 자원으로 손상된 뇌, 간, 근육, 피부 세포를 새롭게 교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해독이나 면역 회복을 넘어, 본격적인 항노화 효과와 관련됩니다.
실제로 일부 동물실험에서는 주기적으로 장기 단식을 한 그룹이 수명이 연장되고, 노화 속도가 늦춰지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 단식 시 주의사항

  • 당뇨 환자는 혈당 저하(저혈당 쇼크) 위험이 있어 의사와 상담 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 임산부, 심혈관질환 환자, 섭식장애 병력자는 절대로 단식을 해서는 안됩니다.
  • 단식 후 회복식은 미음·채소 수프·부드러운 단백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단식 직후 단단하거나 끈적한 음식, 갑작스러운 고칼로리 식사를 할 경우 재급식 증후군(Refeeding syndrome)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건강을 되찾아 주는 단기 단식의 힘

100시간 단식은 단순한 '굶기'가 아니라, 세포 청소, 면역 리셋, 도파민 회복, 줄기세포 활성이라는 인체의 근본적인 재생 프로그램을 극적으로 자극하는 과정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권장되는 것은 아니며, 올바른 조건과 안전한 환경 속에서 진행될 때 그 잠재력이 크게 발휘됩니다.

결국 단식은 "우리 몸은 때로는 음식에서 벗어났을 때, 오히려 본연의 힘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경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